2026년 웹툰 시장, 새해부터 전쟁이다
솔직히 말하겠다. 10년 동안 웹툰을 리뷰해왔지만, 2026년 1월 셋째 주만큼 신작 퀄리티가 고르게 높았던 적이 드물다. 네이버웹툰, 카카오페이지, 레진코믹스 등 주요 플랫폼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에이스급 신작들을 동시에 공개했다. 연재 첫 화만 보고 이렇게 흥분한 건 정말 오랜만이다. 오늘은 이번 주 연재를 시작한 신작들 중, 첫 화만으로도 '이건 된다'는 확신이 든 작품 5편을 엄선해 깊이 있게 분석해보려 한다. 스포일러는 최소화했으니 안심하고 읽어달라.
이번 주 신작 웹툰 BEST 5
1. 『사신의 휴가』 - 죽음이 쉬러 왔다
첫 화를 읽고 나서 30분 동안 멍하니 있었다. 과장이 아니다. 『사신의 휴가』는 '사신'이라는 클리셰적 소재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수천 년간 영혼을 거둬온 사신인데, 어느 날 갑자기 '번아웃'이 온다. 신계 인사팀(!)에서 강제로 휴가를 보내버리고, 인간 세계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야 하는 상황. 설정만 들으면 코미디 같지만, 작가 김서하의 필력은 그 안에 현대인의 피로와 존재론적 질문을 절묘하게 녹여냈다.
작화를 담당한 박진우 작가의 그림체는 단정하면서도 감정선을 표현하는 눈 연출이 압권이다. 특히 사신이 처음으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는 장면의 컬러 톤 변화는 소름이 돋을 정도. 첫 화 마지막 컷에서 던지는 한 마디가 가슴을 후벼판다.
"처음으로... 내가 거둬간 영혼들이 왜 그토록 살고 싶어했는지 알 것 같아."
- 작품명: 사신의 휴가 (死神の休暇)
- 작가/작화: 글 김서하 / 그림 박진우
- 연재 플랫폼: 네이버웹툰
- 연재 상태: 연재중 (1화)
- 장르 태그: 판타지, 힐링, 드라마, 오피스물
- 추천 독자층: 번아웃을 겪어본 직장인, 감성 판타지 선호자
- 핵심 매력: ①신선한 사신 해석 ②현대인 공감 서사 ③섬세한 감정 연출
- 주의사항: 죽음을 다루지만 무겁지 않음, 힐링물에 가까움
2. 『리버스 던전』 - 역주행 회귀물의 새 지평
회귀물이 지겹다고? 나도 그랬다. 그런데 『리버스 던전』은 다르다. 이 작품의 천재적인 설정은 바로 '던전이 회귀한다'는 점이다. 주인공이 아니라 던전 그 자체가 과거로 돌아간다. 인류에게 정복당한 마왕성 던전이 10년 전으로 회귀해서, 이번에는 인간들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 전략을 짜는 이야기다. 시점이 던전(마왕)이라는 것만으로도 신선한데, 여기서 펼쳐지는 전략 배틀이 장난 아니다.
글 담당 이준혁 작가는 전작 『왕좌의 전쟁』에서 보여준 치밀한 두뇌 싸움을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작화의 한세진 작가는 던전 내부 구조물과 몬스터 디자인에서 디테일이 미쳤다. 첫 화에서 던전이 '함정 배치도'를 재설계하는 장면의 인포그래픽 연출은 그 자체로 예술이다. 회귀물에 피로감을 느꼈던 독자라면, 이 작품이 그 피로를 날려줄 것이다.
- 작품명: 리버스 던전 (Reverse Dungeon)
- 작가/작화: 글 이준혁 / 그림 한세진
- 연재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 연재 상태: 연재중 (1화)
- 장르 태그: 판타지, 전략, 회귀, 던전물
- 추천 독자층: 전략물 마니아, 색다른 회귀물을 원하는 독자
- 핵심 매력: ①던전 시점의 역발상 ②치밀한 전략 서사 ③몬스터 디자인
- 주의사항: 초반 설정 이해에 집중 필요
3. 『그녀의 완벽한 복수』 - 마침내 나타난 제대로 된 복수극
복수물을 표방하면서 복수가 미적지근한 작품들에 질렸다면 주목하라. 『그녀의 완벽한 복수』의 여주인공 차예린은 첫 화부터 선언한다. 용서 따위 없다고. 전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친언니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심지어 살해 미수까지 당한 그녀가 10년 후의 기억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철저하게 그들을 무너뜨린다.
작가 민지은의 대사 센스가 일품이다. 첫 화에서 전 남편과 재회하는 장면, 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으면서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칼날이다. 작화의 윤채원 작가는 감정을 '눈빛'으로 말하는 연출에 능하다. 차예린이 미소 짓는데 그 눈이 전혀 웃지 않는 장면에서 전율이 느껴진다. 로맨스 요소도 있지만 철저히 서브플롯이며, 본질은 '성장'과 '복수'다.
"오빠, 나 그때 많이 울었어. 근데 이번엔 오빠가 울 차례야."
- 작품명: 그녀의 완벽한 복수
- 작가/작화: 글 민지은 / 그림 윤채원
- 연재 플랫폼: 카카오웹툰
- 연재 상태: 연재중 (1화)
- 장르 태그: 로맨스, 복수극, 회귀, 재벌
- 추천 독자층: 통쾌한 복수극 선호자, 강한 여주 좋아하는 독자
- 핵심 매력: ①철저한 복수 전개 ②사이다 대사 ③냉정한 여주
- 주의사항: 초반 과거 회상에서 학대 묘사 있음
4. 『미드나잇 콜』 - 밤마다 걸려오는 죽은 자의 전화
공포물 좋아하는 분들, 드디어 제대로 된 작품이 왔다. 『미드나잇 콜』은 '죽은 사람에게 전화가 온다'는 단순한 전제로 시작하지만, 그 공포 연출이 예사롭지 않다. 주인공은 심야 라디오 DJ인데, 어느 날부터 방송 중에 죽은 청취자들에게서 사연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지만, 그들이 말한 내용이 현실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작가 겸 작화의 최민수가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일상 속 공포' 연출은 소름 끼친다. 밝은 라디오 부스, 익숙한 방송 장비들, 그리고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죽은 자의 목소리. 컬러톤을 갑자기 바꾸거나 하는 저렴한 연출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프레임 안에서 공포를 끌어내는 방식이 일품이다. 첫 화 마지막,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는 밤에 읽지 않길 권한다.
- 작품명: 미드나잇 콜 (Midnight Call)
- 작가/작화: 최민수 (글/그림)
- 연재 플랫폼: 레진코믹스
- 연재 상태: 연재중 (1화)
- 장르 태그: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오컬트
- 추천 독자층: 공포물 마니아, 미스터리 선호자
- 핵심 매력: ①일상 속 공포 연출 ②라디오라는 독특한 매개체 ③미스터리 복선
- 주의사항: 심야 시간대 열람 비추천, 귀신 묘사 있음
5. 『하루만 천재』 - 24시간 한정 천재의 기적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이번 주 신작 중 가장 '웃으면서 울게 되는' 작품이다. 『하루만 천재』의 주인공 강민호는 평생 '평범함'의 대명사였던 남자다. 그런 그가 죽기 직전, 하늘에서 딱 하루만 천재의 두뇌를 준다는 제안을 받는다. 농담처럼 수락했는데, 진짜 아침에 눈을 떠보니 세상이 달라 보인다. IQ가 300이 된 느낌. 문제는 이 능력이 딱 24시간만 유지된다는 것.
작가 정하연의 스토리텔링이 빛난다. 민호는 그 하루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복권? 주식? 아니다. 그는 평생 풀지 못했던 '인생의 난제들'을 풀어간다. 멀어진 딸과의 관계, 이해하지 못했던 아내의 마음, 후회했던 선택들. 천재의 두뇌로 풀어야 할 건 수학 문제가 아니라 인간관계라는 역설. 작화 담당 이수민 작가의 따뜻한 색감과 부드러운 선이 이 이야기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아빠가 천재가 돼서 알았어. 너한테 제일 필요했던 건... 그냥 시간이었구나."
- 작품명: 하루만 천재
- 작가/작화: 글 정하연 / 그림 이수민
- 연재 플랫폼: 네이버웹툰
- 연재 상태: 연재중 (1화)
- 장르 태그: 드라마, 가족, 힐링, 판타지
- 추천 독자층: 감동 드라마 선호자, 가족 서사에 약한 독자
- 핵심 매력: ①천재 설정의 반전 활용 ②가족 드라마 ③따뜻한 작화
- 주의사항: 눈물샘 자극 주의, 공공장소 열람 비추천
마무리: 이번 주, 당신의 '인생 웹툰'이 시작될지도
10년 동안 웹툰을 봐왔지만, 여전히 첫 화에서 심장이 뛰는 작품을 만나면 이 일을 계속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 신작들은 각자의 장르에서 확실한 개성과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신의 휴가』의 철학적 감성, 『리버스 던전』의 전략적 쾌감, 『그녀의 완벽한 복수』의 통쾌함, 『미드나잇 콜』의 오싹함, 『하루만 천재』의 따뜻함까지. 2026년 첫 달부터 웹툰 시장이 뜨겁다.
당신의 다음 '인생 웹툰'이 이 중에 있을지도 모른다. 일단 첫 화만 읽어보라. 그리고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면... 그건 당신 책임이다. 다음 주에도 신작 소식으로 돌아오겠다. 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