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복수극에 열광하는가
솔직히 말하자.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저 인간, 그냥 안 되겠다'고 생각한 적 있다. 현실에서는 참고, 삭이고, 때로는 잊어버리려 애쓴다. 하지만 웹툰 속에서만큼은 다르다. 복수극 웹툰은 우리가 차마 실행하지 못한 정의를 대신 실현해준다. 그것도 아주 치밀하게, 아주 통쾌하게. 10년간 수천 편의 웹툰을 읽어온 평론가로서 단언컨대, 잘 만든 복수극은 단순한 카타르시스를 넘어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을 담고 있다. 오늘 소개할 8작품은 그 정점에 선 걸작들이다.
2026년, 놓치면 후회할 복수극 웹툰 8선
1. 재벌집 막내아들 (원작 동명 소설)
죽음 직전, 30년간 충성을 바친 재벌가에 배신당한 윤현우. 그가 눈을 떠보니 1987년, 그 재벌가의 막내손자로 환생해 있다. 이 작품의 천재성은 복수의 방식에 있다. 주먹이 아닌 두뇌로, 폭력이 아닌 자본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린다. 김대중 작가의 연출력은 경제 스릴러의 긴장감을 웹툰 문법으로 완벽하게 번역해냈다. 특히 주가 조작 에피소드의 페이지 넘김 타이밍은 소름이 돋을 정도다.
- 글/그림: 김대중 (각색) / 원작 산경
- 플랫폼: 네이버웹툰
- 연재 상태: 완결 (174화)
- 장르 태그: 회귀물, 경제스릴러, 복수극, 재벌
- 추천 독자층: 치밀한 두뇌싸움을 즐기는 독자, 경제·경영에 관심 있는 독자
- 핵심 매력: 압도적 스케일, 치밀한 복선 회수, 현실 재벌가 풍자
"넌 날 죽였어. 근데 그게 실수였지. 죽은 사람은 두려울 게 없거든."
2. 김부장 (원제 동일)
평범한 중년 가장 김부장. 아니, 평범해 '보이는' 전직 NIS 요원. 딸이 납치되는 순간, 20년간 봉인했던 그의 본능이 깨어난다. 박태준 작가 특유의 액션 연출은 이 작품에서 절정에 달한다. 한 컷 한 컷이 영화의 스틸컷 같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복수극이면서 동시에 '아버지의 서사'이기도 한 이 작품은, 분노 뒤에 숨겨진 사랑을 보여준다. 무자비한 응징 씬 이후 찾아오는 먹먹함. 이것이 김부장이 단순한 사이다물을 넘어서는 이유다.
- 글/그림: 박태준 / 정현
- 플랫폼: 네이버웹툰
- 연재 상태: 시즌3 연재중 (280화+)
- 장르 태그: 액션, 느와르, 가족, 첩보
- 추천 독자층: 하드보일드 액션 팬, 테이큰·존 윅 시리즈 애호가
- 핵심 매력: 압도적 액션 연출, 반전의 연속, 중년 주인공의 카리스마
3. 약한영웅 (원제 동일)
체격 최하위, 체력 바닥. 하지만 두뇌 하나로 학교 폭력에 맞서는 연시은의 이야기. 이 작품이 혁명적인 이유는 '힘'에 대한 재정의에 있다. 주먹 센 놈이 이기는 게 아니다. 더 치밀하게 준비한 놈이 이긴다. 서패스 작가는 학교 폭력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피해자 서사가 아닌 저항의 서사로 뒤집었다. 매 화 터지는 반격의 쾌감도 좋지만, 진짜 소름돋는 건 연시은의 눈빛이다. 차갑고, 계산적이며, 절대 흔들리지 않는 그 눈.
- 글/그림: 서패스
- 플랫폼: 네이버웹툰
- 연재 상태: 시즌2 연재중 (320화+)
- 장르 태그: 학원, 액션, 심리전, 복수
- 추천 독자층: 학원물 팬, 심리전 좋아하는 독자, 언더독 서사 애호가
- 핵심 매력: 두뇌 싸움의 쾌감, 학폭에 대한 현실적 묘사, 성장 서사
"약한 게 죄는 아니야. 근데 약한 걸 핑계로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죄지."
4. 전지적 독자 시점 (원작 동명 소설)
세상이 소설 속으로 변해버렸다. 그 소설을 유일하게 완독한 남자, 김독자. 그는 결말을 안다. 누가 배신하고, 누가 죽고, 누가 흑막인지. 복수? 이 작품에서 복수는 단순히 개인적 원한이 아니다. 잘못 쓰여진 서사 자체를 뒤엎는 것이다. 싱숑 작가의 작화는 웹툰사에 남을 명장면을 연속으로 쏟아낸다. 특히 '지옥 편'의 연출은 아직도 커뮤니티에서 회자될 정도다. 메타픽션적 구조 속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구원의 이야기. 장르문학의 가능성을 확장한 기념비적 작품이다.
- 글: 싱숑 (각색), UMI (원작)
- 그림: 슬리피-C
- 플랫폼: 네이버웹툰
- 연재 상태: 완결 (200화+)
- 장르 태그: 판타지, 아포칼립스, 메타픽션, 스릴러
- 추천 독자층: 스케일 큰 서사 선호, 메타픽션 팬, 원작 소설 독자
- 핵심 매력: 압도적 스케일, 메타적 재미, 감동적 결말
5. 사내맞선 (원제 동일)
"어? 복수극 아닌데?"라고 생각했다면 아직 이 작품을 제대로 안 본 거다. 표면은 로맨스지만, 신하리가 보여주는 자기 자신에 대한 복수가 핵심이다. 무기력하게 살던 과거의 나를 응징하고, 당당하게 일어서는 이야기. 정경윤 작가는 오피스 로맨스 장르에 자아 성장 서사를 절묘하게 녹여냈다. 복수의 대상이 반드시 악당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과거의 나 자신이기도 하다. 이 작품이 주는 사이다는 달콤하면서도 씁쓸하다.
- 글/그림: 정경윤 (해차)
- 플랫폼: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 연재 상태: 완결 (126화)
- 장르 태그: 로맨스, 오피스, 성장, 힐링
- 추천 독자층: 직장인 독자, 로맨스+성장 동시에 원하는 독자
- 핵심 매력: 공감되는 직장 생활, 찐 로맨스, 자존감 회복 서사
6. 화산귀환 (원제 동일)
100년 전, 천마를 쓰러뜨리고 외로이 죽어간 매화검존. 눈을 떠보니 몰락 직전의 화산파 제자로 환생. 이 작품의 복수는 이중적이다. 먼저, 자신을 이용하고 버린 무림 정파에 대한 응징. 그리고 이번 생에서는 절대 같은 결말을 맞지 않겠다는 다짐. LICO 작가의 액션 연출은 무협 웹툰의 새 기준을 세웠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매화 꽃잎. 화려하면서도 품격 있는 그 연출에 반하지 않을 독자가 있을까?
- 글: 비가 (원작)
- 그림: LICO
-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네이버시리즈
- 연재 상태: 연재중 (200화+)
- 장르 태그: 무협, 회귀, 액션, 성장
- 추천 독자층: 무협 팬, 통쾌한 먼치킨 원하는 독자
- 핵심 매력: 화려한 액션, 통쾌한 성장, 유머와 긴장의 균형
"이번 생은 다르게 살겠다. 내가 원하는 대로."
7. 입학용병 (원제 동일)
전장에서 돌아온 소년병 유이진. 동생의 복수를 위해 학교에 '입학'한다. YC 작가는 복수의 방법론을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물리적 제압, 심리적 압박, 그리고 시스템을 이용한 사회적 매장. 이진이 악당들을 처리하는 방식은 매번 다르지만, 핵심은 같다.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학원물의 껍질을 쓴 하드코어 복수극. 잔혹한 장면도 있지만, 그 잔혹함이 필요한 서사다.
- 글/그림: YC, 라쿤 (각색)
-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 연재 상태: 연재중 (180화+)
- 장르 태그: 학원, 액션, 복수, 밀리터리
- 추천 독자층: 하드코어 액션 팬, 진지한 복수극 원하는 독자
- 핵심 매력: 압도적 전투력, 치밀한 복수 계획, 동생 복수라는 확실한 동기
8. 선천적 얼간이들 (원제 동일)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의외일 수 있다. 코미디 웹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에 대한 가장 통쾌한 복수는 웃음이라는 걸, 이 작품은 증명한다. 용이 작가의 풍자는 날카롭다. 직장 상사, 진상 손님, 몰상식한 지인들... 우리를 괴롭히는 모든 존재들이 이 웹툰 안에서 풍자되고 조롱당한다. 읽고 나면 "내일 출근해도 버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 이것도 복수다. 삶에 대한 복수.
- 글/그림: 용이
- 플랫폼: 네이버웹툰
- 연재 상태: 연재중 (600화+)
- 장르 태그: 코미디, 일상, 풍자, 옴니버스
- 추천 독자층: 직장인, 대학생,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한 모든 사람
- 핵심 매력: 공감 100% 에피소드, 날카로운 풍자, 짧은 호흡
복수극 웹툰, 왜 계속 진화하는가
2026년 현재, 복수극 웹툰은 단순한 '사이다' 장르를 넘어섰다. 회귀물과 결합해 서사의 깊이를 더했고, 심리 스릴러와 융합해 긴장감을 높였으며, 때로는 성장 서사와 연결해 감동까지 선사한다. 권선징악이라는 인류 보편의 욕망을 다양한 방식으로 충족시키며 진화 중이다.
오늘 소개한 8작품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복수를 그린다. 두뇌로 무너뜨리는 복수, 주먹으로 부수는 복수, 과거의 나를 넘어서는 복수, 심지어 웃음으로 승화하는 복수까지. 당신이 원하는 복수의 방식은 무엇인가? 오늘 밤, 그 답을 찾아 정주행을 시작해보시라. 밤샘 각오는 필수다.
평론가의 한마디: 복수극의 진짜 쾌감은 악인이 무너지는 순간이 아니라, 주인공이 일어서는 순간에 있다. 좋은 복수극은 분노를 넘어 희망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