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액션 애니메이션인가
솔직히 말하겠다. 2026년은 액션 애니메이션의 르네상스다. 제작 기술의 비약적 발전, 원작 IP의 폭발적 성장, 그리고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들의 치열한 경쟁이 만들어낸 황금기. 나는 10년간 수천 편의 애니메이션을 리뷰해왔지만, 올해만큼 선택지가 풍성했던 적은 없었다. 문제는 바로 그 '풍성함'이다.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비명이 사방에서 들린다. 그래서 준비했다. 내 평론가 인생을 걸고 엄선한, 진짜 볼 만한 액션 애니 7선. 이 리스트에 있는 작품은 모두 '3화 법칙'을 통과한 것들이다. 아니, 솔직히 1화 만에 심장을 움켜쥔 괴물들이다.
2026년 액션 애니메이션 TOP 7
1. 주술회전 3기 (呪術廻戦 Season 3)
MAPPA가 또 해냈다. 아니, 이번엔 자기 자신을 초월했다. 사상 최대 스케일의 '사멸회유편'이 드디어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왔고, 첫 화부터 시청자들의 턱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고조 사토루와 료멘 스쿠나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되는 이번 시즌은, 단순히 '멋있는 싸움'의 차원을 넘어선다. 이건 철학이다. 최강자가 최강자와 부딪힐 때 발생하는 존재론적 질문들. '강함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아게게 타츠야의 대답이 화면 가득 펼쳐진다.
- 원작: 아게게 타츠야 (집영사 점프)
- 제작사: MAPPA
- 플랫폼: 넷플릭스, 크런치롤
- 연재 상태: 방영 중 (24화 예정)
- 장르 태그: 다크 판타지, 능력 배틀, 현대 오컬트
- 추천 독자층: 하드코어 배틀물 팬, 작화 덕후, 원작 독자
- 핵심 매력: 역대급 전투 작화, 압도적 연출력, 캐릭터 간 케미스트리
- 주의사항: 2기까지 필수 시청, 고어 표현 다수
"나는 최강이니까." - 단 한 문장이 이렇게 무거울 수 있다는 걸, 이 시즌이 증명한다.
2. 체인소 맨 2기 (チェンソーマン Part 2)
후지모토 타츠키의 광기가 다시 폭주한다. 1기에서 보여준 파격적인 연출은 시작에 불과했다. 2기의 아사 미타카, 일명 '전쟁의 악마'가 등장하는 학교편은 1기와는 완전히 다른 결의 불안감을 선사한다. MAPPA는 이번에 컬러 스크립트부터 완전히 새로 설계했다. 붉은색과 검은색이 지배하던 1기와 달리, 2기는 창백한 파스텔 톤이 화면을 지배한다. 이 색채 설계가 주는 묘한 불쾌감. 평화로워 보이는 학교가 왜 이렇게 소름 끼치는지, 보면 안다.
- 원작: 후지모토 타츠키 (집영사 점프+)
- 제작사: MAPPA
- 플랫폼: 크런치롤, 아마존 프라임
- 연재 상태: 방영 중 (분할 2쿨)
- 장르 태그: 호러 액션, 심리 스릴러, 블랙 코미디
- 추천 독자층: 파격적인 연출 선호, 예측불가 스토리 팬
- 핵심 매력: 독보적 분위기, 신선한 주인공, 후지모토식 반전
- 주의사항: 1기 시청 권장, 잔혹 묘사 포함
3. 블루 아카이브 애니메이션 (ブルーアーカイブ The Animation)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의 저주를 깨부순 다크호스. 요스타 픽처스와 Studio Yostar가 직접 제작에 뛰어들며 '우리 IP는 우리가 지킨다'를 외쳤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 모바일 게임 원작이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 그런데 1화를 보는 순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진짜 애니메이션이다. 총기 액션과 학원물의 기묘한 조합, 귀여움과 잔혹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세계관, 그리고 '선생님'이라는 존재에 대한 진지한 고찰까지.
- 원작: 넥슨게임즈 (모바일 게임)
- 제작사: Studio Yostar, Yostar Pictures
- 플랫폼: 빌리빌리, 크런치롤
- 연재 상태: 방영 중 (13화 예정)
- 장르 태그: 총기 액션, 학원물, SF 판타지
- 추천 독자층: 게임 유저, 밀리터리 액션 팬, 학원물 애호가
- 핵심 매력: 화려한 총격전, 개성 넘치는 캐릭터군, 의외의 스토리 깊이
- 주의사항: 게임 미경험자도 진입 가능
4. 나 혼자만 레벨업 시즌 2 (俺だけレベルアップな件)
한국 웹소설이 세계를 정복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 A-1 Pictures가 제작한 시즌 1이 전 세계적 흥행을 거두며, 시즌 2는 더욱 강화된 제작비와 스태프로 돌아왔다. 성진우의 제왕급 오라는 이제 애니메이션 역사에 남을 비주얼로 구현됐다. 특히 군주들과의 전면전이 시작되는 이번 시즌은, 1기의 '사이다' 전개를 뛰어넘는 스케일의 폭발을 보여준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 IP를 어떻게 소화하는지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
- 원작: 추공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 작화 원작: DUBU (장성락)
- 제작사: A-1 Pictures
- 플랫폼: 크런치롤, 웨이브
- 연재 상태: 방영 중 (26화 예정)
- 장르 태그: 헌터물, 성장물, 다크 판타지
- 추천 독자층: 사이다 전개 선호, 원작 팬, OP 주인공물 애호가
- 핵심 매력: 압도적 성장 서사, 통쾌한 전투, 충실한 원작 재현
- 주의사항: 1기 시청 필수
"일어나." - 이 한마디에 수백만 시청자가 소름 돋았다. 그리고 시즌 2에서는 더 많이 일어난다.
5.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 (鬼滅の刃 無限城編)
UFOtable의 기술력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무한성 편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키부츠지 무잔과의 최종 결전, 주요 캐릭터들의 연속되는 사투, 그리고 예고된 이별들. 이미 원작으로 결말을 아는 팬들조차 매 화마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작화? 말이 필요 없다. UFOtable은 이미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섰다. 특히 상현의 귀들과의 연속 전투는 TV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긴 호흡의 배틀 시퀀스로 기록될 것이다.
- 원작: 고토게 코요하루 (집영사 점프)
- 제작사: UFOtable
- 플랫폼: 넷플릭스, 극장 동시 공개
- 연재 상태: 방영 중 (극장판 3부작 + TV판)
- 장르 태그: 시대극, 다크 판타지, 가족 드라마
- 추천 독자층: 귀멸 시리즈 팬, 최고 퀄리티 작화 추구, 감동 서사 선호
- 핵심 매력: 역대급 작화, 캐릭터 완성도, 원작 완결의 감동
- 주의사항: 시리즈 전편 시청 필수
6. 사카모토 데이즈 (SAKAMOTO DAYS)
2026년 가장 '재밌는' 액션 애니메이션을 꼽으라면 단연 이 작품이다. TMS 엔터테인먼트가 철저하게 '오락성'에 집중했고, 그 결과물은 매 화가 롤러코스터다. 전설의 살인청부업자가 은퇴 후 편의점 주인이 됐다? 이 황당한 설정이 어떻게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는지. 사카모토의 무표정한 얼굴과 초인적인 전투력의 갭 모에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코미디와 액션의 완벽한 균형, 이게 진정한 엔터테인먼트다.
- 원작: 스즈키 유토 (집영사 점프)
- 제작사: TMS 엔터테인먼트
- 플랫폼: 넷플릭스 독점
- 연재 상태: 방영 중 (24화 예정)
- 장르 태그: 코믹 액션, 살인청부업자, 슬랩스틱
- 추천 독자층: 가벼운 재미 추구, 개그 액션 선호, 킬링타임용
- 핵심 매력: 유쾌한 액션, 개성 만점 캐릭터, 예측불가 전개
- 주의사항: 진지한 배틀물 기대 시 비추천
7. 원펀맨 3기 (ワンパンマン Season 3)
드디어, 정말 드디어 진정한 원펀맨이 돌아왔다. 2기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작화가 3기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새로운 제작사 BONES가 투입되며, 1기의 전설적인 작화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스타일을 더했다. 괴인협회 편의 클라이맥스, 그리고 가로우와 사이타마의 본격적인 대결. 원작 웹툰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장면들이 마침내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됐다. 압도적 스케일의 전투와 그 속에 담긴 영웅론에 대한 철학적 질문까지.
- 원작: ONE (웹코믹), 무라타 유스케 (리메이크판)
- 제작사: BONES
- 플랫폼: 크런치롤, 넷플릭스
- 연재 상태: 방영 중 (24화 예정)
- 장르 태그: 히어로 액션, 패러디, SF
- 추천 독자층: 1기 팬, 히어로물 애호가, 스케일 큰 전투 선호
- 핵심 매력: 부활한 작화, 원작의 완벽 재현, 사이타마의 카타르시스
- 주의사항: 2기 시청 권장 (스토리 연결)
"취미로 영웅을 하고 있다." - 10년이 지나도 이 대사의 울림은 여전하다.
결론: 2026년, 액션 애니의 전성시대
이 7작품만 봐도 2026년은 충분히 축복받은 해다. 각 작품이 보여주는 액션의 스펙트럼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다. 주술회전의 철학적 능력 배틀, 체인소맨의 파격적 연출, 나 혼자만 레벨업의 통쾌한 성장담, 귀멸의 칼날의 감동적 최종장, 사카모토 데이즈의 유쾌한 액션 코미디, 그리고 원펀맨의 부활. 여기에 블루 아카이브가 게임 원작의 새로운 가능성까지 보여줬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골라 정주행하시라. 단, 경고하건대 수면 부족은 본인 책임이다. 새벽 5시 눈이 충혈된 채로 '한 화만 더'를 외치고 있을 당신의 모습이 벌써 보인다. 하지만 후회는 없을 것이다. 좋은 액션 애니메이션은 우리의 피를 뜨겁게 하고, 삶을 조금 더 열정적으로 만들어주니까. 자, 그럼 재생 버튼을 눌러라. 전장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