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왜 지금 미스터리 스릴러인가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10년 동안 수천 편의 웹툰을 읽어왔지만, 최근 1년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퀄리티 폭발은 전례 없는 수준이다. 넷플릭스 K-스릴러의 세계적 흥행이 웹툰 업계에도 영향을 미친 걸까? 아니면 독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작가들도 한계를 뛰어넘은 걸까? 이유야 어찌됐든, 2026년 현재 우리는 미스터리 스릴러 웹툰의 황금기를 살고 있다.
오늘 소개할 8작품은 단순히 '재밌는 웹툰'이 아니다. 매 화마다 독자의 추리력을 시험하고, 예상을 뒤엎는 반전으로 전율을 선사하며, 마지막 장면에서 다음 화 공개일까지 미치도록 기다리게 만드는 진정한 중독성 갑 작품들이다. 커피 한 잔 준비하고, 오늘 밤 일정은 비워두길 권한다.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간다.
1. 절대 추천: 올해의 마스터피스
📖 사라진 11분 (The Missing 11 Minutes)
2026년 미스터리 웹툰을 논할 때 이 작품을 빼놓으면 자격 미달이다. 사라진 11분은 연재 시작 3개월 만에 네이버웹툰 전체 순위 1위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현상'이 되어버린 작품이다. 전제는 단순하다.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추락사, 그리고 CCTV에서 사라진 결정적 11분. 하지만 이 단순한 설정 위에 펼쳐지는 서사의 밀도는 숨이 막힐 정도다.
작가 이서현의 진가는 신뢰할 수 없는 화자 기법에 있다. 매 에피소드마다 다른 인물의 시점으로 같은 사건을 보여주는데, 독자는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45화에서 공개된 첫 번째 대반전은 각종 커뮤니티를 마비시켰다. 나조차 예상 못 했다. 10년 경력이 무색하게.
"진실은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 숨어있어. 그래서 우리가 못 보는 거지." - 15화 中
- 작가: 이서현 (글/그림)
- 플랫폼: 네이버웹툰
- 연재 상태: 연재중 (현재 67화)
- 장르 태그: 학원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추리, 휴먼드라마
- 추천 독자층: 복잡한 인간관계와 심리전을 즐기는 독자, 직접 추리하며 읽고 싶은 분
- 핵심 매력: ①화마다 뒤집히는 진실 ②촘촘한 복선 회수 ③캐릭터 심리 묘사의 정점
- 주의사항: 45화 이후 스포일러 절대 금지, 정주행 필수
📖 검은 토요일 (Black Saturday)
카카오페이지에서 유료 결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작품은 '기다무'가 불가능한 웹툰의 대명사다. 나도 결국 현금을 질렀다. 후회 없다. 검은 토요일은 연쇄살인마를 쫓는 형사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치는 사회파 스릴러다.
작화를 맡은 박진우 작가의 어두운 색감과 불안정한 구도는 독자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든다. 특히 범행 장면을 직접 보여주지 않고 남겨진 흔적과 피해자의 표정만으로 공포를 전달하는 연출은 압권이다. 글 담당 최민혁 작가는 실제 미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했다고 밝혔는데, 그래서인지 현실감이 섬뜩할 정도다.
- 작가: 최민혁 (글) / 박진우 (그림)
-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 연재 상태: 연재중 (현재 89화)
- 장르 태그: 범죄 스릴러, 사회파 미스터리, 하드보일드, 형사물
- 추천 독자층: 봉준호 감독 영화 팬, 현실적인 범죄물을 선호하는 성인 독자
- 핵심 매력: ①사회비판적 메시지 ②압도적 분위기 연출 ③예측불가 전개
- 주의사항: 15세 이상 권장, 일부 잔혹한 묘사 포함
2. 반전의 귀재들: 두뇌 풀가동 추리물
📖 거짓말 탐지기 (The Lie Detector)
레진코믹스의 숨은 보석. 거짓말 탐지기는 '거짓말을 들으면 상대의 심장 소리가 들리는' 특수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능력물과 추리물의 결합이라니, 식상할 것 같다고? 나도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이 작품의 천재성은 능력의 한계를 설정한 데 있다.
주인공은 거짓말 여부만 알 수 있을 뿐, 무엇이 거짓인지는 알 수 없다. "나는 그를 죽이지 않았다"는 말이 거짓이면, 직접 죽인 건지 시킨 건지 방관한 건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설정 하나로 무한한 추리 가능성이 열린다. 독자도 주인공과 함께 추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 매 화 댓글창은 추리 배틀장이 된다.
- 작가: 한소율 (글/그림)
- 플랫폼: 레진코믹스
- 연재 상태: 연재중 (현재 52화)
- 장르 태그: 능력 미스터리, 심리 추리, 범죄수사
- 추천 독자층: 논리적 추리를 즐기는 독자, 능력물에 새로운 재미를 원하는 분
- 핵심 매력: ①독창적 능력 설정 ②매화 참여형 추리 ③탄탄한 논리
- 주의사항: 성인 플랫폼 연재, 19세 이상
📖 1987년의 손님 (The Guest of 1987)
타임슬립과 미스터리의 결합. 현재의 형사가 미제 사건 수사 중 1987년으로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단순한 시간여행 서사가 아니다. 이 작품은 과거를 바꾸면 현재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치밀하게 보여준다. 매 회차 마지막에 '현재 상황' 패널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의 행동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현재를 목격하는 쾌감이 상당하다.
1987년 대한민국의 시대상을 고증 수준으로 재현한 배경 작화도 인상적이다. 간판, 자동차, 복장 하나하나에서 작가의 집념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범인을 잡는 것'보다 '진실을 밝히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40년 전 미제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원하는 건 무엇일까? 그 질문이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 작가: 정우진 (글) / 김도현 (그림)
- 플랫폼: 네이버웹툰
- 연재 상태: 연재중 (현재 41화)
- 장르 태그: 타임슬립, 미제사건, 시대극, 휴먼 스릴러
- 추천 독자층: 시그널, 터널 등 시간 관련 수사극을 좋아하는 독자
- 핵심 매력: ①타임 패러독스의 섬세한 처리 ②1980년대 고증 ③감동적 서사
- 주의사항: 역사적 사건 언급, 일부 정치적 내용 포함
3. 공포와 스릴러의 경계: 등골이 서늘해지는
📖 옆집 사람들 (The Neighbors)
평범한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일상 공포의 정수를 보여준다. 새로 이사 온 주인공이 이웃들의 '이상함'을 하나씩 발견해가는 구조인데, 무서운 건 그 이상함이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법한 것들이라는 점이다. 옆집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 우연히 목격한 의심스러운 행동,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불쾌한 눈빛.
작가 윤서연의 작화는 의도적으로 '밝고 평범하게' 처리된다. 그래서 더 무섭다. 선명한 주간 배경, 깔끔한 캐릭터 디자인 속에서 벌어지는 소름 끼치는 사건들. 이 기법은 독자에게 '안전한 일상은 없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읽고 나면 옆집이 신경 쓰일 수 있다. 경고했다.
"가장 무서운 건 괴물이 아니야. 괴물 같은 사람이 평범하게 살고 있다는 거지." - 28화 中
- 작가: 윤서연 (글/그림)
- 플랫폼: 카카오웹툰
- 연재 상태: 연재중 (현재 73화)
- 장르 태그: 일상 공포, 사이코 스릴러, 미스터리
- 추천 독자층: 일상 속 공포를 즐기는 독자, 점프스케어 없는 심리 공포 선호자
- 핵심 매력: ①일상과 공포의 절묘한 혼합 ②반전 위의 반전 ③현실감 있는 공포
- 주의사항: 심리적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음
📖 기억 사냥꾼 (Memory Hunter)
죽은 사람의 마지막 기억을 볼 수 있는 능력자가 미해결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 능력 설정만 보면 흔해 보이지만,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기억은 주관적'이라는 전제 때문이다. 죽은 사람이 본 것은 진실이 아닐 수 있다. 그들의 기억에는 편견, 착각, 심지어 환각까지 섞여 있다.
주인공은 여러 피해자의 기억을 조합하여 진실에 접근해야 한다. 마치 깨진 거울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3개의 서로 다른 기억이 하나의 진실로 수렴하는 '기억 퍼즐' 에피소드들은 이 장르를 10년간 봐온 나도 감탄하게 만들었다. 작화의 기억 표현도 독특한데, 기억 속 장면은 의도적으로 흐릿하고 색감이 왜곡되어 있다.
- 작가: 임채원 (글) / 서민지 (그림)
- 플랫폼: 네이버웹툰
- 연재 상태: 연재중 (현재 58화)
- 장르 태그: 초능력 스릴러, 추리, 미스터리, 범죄
- 추천 독자층: 독특한 설정의 능력물을 좋아하는 독자
- 핵심 매력: ①창의적 능력 활용 ②기억과 진실의 철학적 접근 ③빼어난 연출
- 주의사항: 죽음 관련 묘사 다수
4. 완결작 추천: 한방에 정주행
📖 침묵의 증인 (Silent Witness) - 완결
2025년 완결된 이 작품은 미스터리 스릴러 웹툰의 교과서로 불린다. 청각장애인 주인공이 살인 현장을 목격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말할 수 없는 증인'이라는 설정에서 오는 긴장감이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된다. 전 124화를 통해 단 하나의 사건을 파헤치는데, 지루할 틈이 없다.
이 작품의 진정한 가치는 완결의 완성도에 있다. 수많은 복선이 마지막 10화에서 회수되는 쾌감, 그리고 예상했지만 그래도 충격적인 범인의 정체. 완결 당시 독자 평점 9.8점을 기록했다. 연재 중인 작품을 기다리기 싫고, 주말에 한 번에 몰아서 읽고 싶다면 이 작품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 없을 것이다.
- 작가: 강민서 (글/그림)
- 플랫폼: 네이버웹툰
- 연재 상태: 완결 (전 124화)
- 장르 태그: 법정 스릴러, 추리, 휴먼 드라마, 장애인 주인공
- 추천 독자층: 완결까지 한 번에 읽고 싶은 독자, 섬세한 인물 묘사를 좋아하는 분
- 핵심 매력: ①완벽한 복선 회수 ②독특한 주인공 설정 ③감동적 결말
- 주의사항: 정주행 시 최소 8시간 소요
📖 죽은 자의 편지 (Letters from the Dead) - 완결
유서 대필 작가가 의뢰인들의 진짜 사인을 파헤치는 옴니버스 스릴러. 카카오페이지에서 누적 조회수 2억을 돌파한 흥행작이다.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의뢰인, 새로운 사건이 등장하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미스터리가 있다. 옴니버스와 시리즈물의 장점을 모두 가져간 구성이다.
특히 인간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각 에피소드는 단편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하다. 보험금 살인, 가정폭력, 직장 내 괴롭힘 등 현실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자극적으로 흐르지 않는 절제된 연출이 인상적이다. 완결이 주는 만족감도 훌륭하다. 모든 에피소드가 마지막에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의 전율을 꼭 경험해보길.
- 작가: 오지훈 (글) / 이하늘 (그림)
-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 연재 상태: 완결 (전 156화)
- 장르 태그: 옴니버스 스릴러, 범죄, 사회파, 휴먼
- 추천 독자층: 짧은 호흡의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분
- 핵심 매력: ①다양한 사건의 향연 ②사회비판적 메시지 ③놀라운 연결고리
- 주의사항: 무거운 주제 다수, 감정적으로 힘들 수 있음
마치며: 미스터리 스릴러의 시대
8작품을 소개했지만, 사실 더 많은 작품을 담고 싶었다. 그만큼 지금 미스터리 스릴러 웹툰 시장은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 드라마화, 영화화 소식도 줄줄이 들려온다. 사라진 11분은 이미 넷플릭스 시리즈 제작이 확정됐고, 검은 토요일도 OTT 판권 경쟁 중이라는 업계 소문이 있다.
왜 지금 미스터리 스릴러인가? 내 생각에 이 장르는 독자의 능동적 참여를 요구하기 때문에 웹툰과 찰떡궁합이다. 매주 새 화를 기다리며 추리하고, 댓글창에서 토론하고, 반전에 함께 경악하는. 이런 경험은 다른 장르에서 얻기 어렵다. 연재 중인 작품들은 지금 탑승하면 이 재미를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다.
오늘 소개한 작품 중 하나만 시작해도 당신의 밤은 사라질 것이다. 잠들면 지는 거다. 다음 화가 궁금해서 잠들 수 없는 그 감각, 오랜만에 느껴보지 않겠는가? 건투를 빈다. 그리고 나중에 꼭 알려달라. 범인이 누군지 맞췄는지. 🔍